"수십 년 축적 데이터·IT 전문성 바탕으로 제조 고객 DX 가속"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한국에 있는 엔지니어가 미국의 공장 설비를 원격 조종한다. 세계 각국에 머무는 전문가들이 가상 공장에 모여 실시간으로 가상 설비를 살펴보며 문제 해결책을 논의한다. 실제 제품 훼손 없이도 수천 번 이상 낙하 실험을 해 볼 수 있다.
9일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LG CNS에 따르면 이들 장면은 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버추얼 팩토리'(Virtual Factory·가상 공장)와 '버추얼 랩'(Virtual Lab·가상 실험실) 기술을 적용한 공장·연구소에서 실제 일상화될 수 있는 일이다.
LG CNS는 최근 신물질을 개발하는 연구전용 공장을 대상으로 버추얼 팩토리의 개념증명(PoC·Proof of Concept)을 마치고 실제로 가상 공장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PoC는 새 제품이나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에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사전 검증하는 단계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버추얼 팩토리는 공장과 설비 등을 가상 환경에 구현하고 공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공장 운영방안을 적용하는 원격 제어 기술이다.
수억 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공정 순서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등 물리적 제약 없는 설비 관리와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기술은 일부 설비가 아닌 공장 전체를 가상 환경에서 실제와 똑같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LG CNS는 강조했다.
LG CNS가 버추얼 팩토리와 함께 개발을 추진하는 버추얼 랩은 가상 환경에서 제품 설계, 품질 테스트, 신물질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실제 실험실에서는 안전과 비용 등 문제로 시도하기 어려운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회사는 부연했다.
LG CNS는 버추얼 팩토리·랩 구축을 위해 디지털 트윈(디지털 복제)과 인공지능(AI), 에지 컴퓨팅(분산 컴퓨팅) 기술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버추얼 팩토리·랩은 공정 설계부터 설비와 시스템 구축 영역 전부에 AI·빅데이터·로봇 등 DX 신기술이 망라된 스마트팩토리의 최상위 진화 단계"라면서 "설비의 물리적 자동화(1단계), 제조 시스템을 통한 정보화(2단계), AI·데이터 기반의 지능화(3단계)를 거쳐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화(4단계)까지 발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버추얼 팩토리·랩에 관심이 있다면 서울 강서구 LG CNS 사옥 내 '이노베이션 스튜디오'에 방문해 이 기술의 기반이 되는 메타버스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을 체험하며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LG CNS는 설명했다.
이 회사는 전날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스마트디지털포럼에서 버추얼 팩토리·랩을 자율공장의 발전 방향으로 제시했다.
조형철 LG CNS 스마트F&C사업부장(전무)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수십 년간 전자, 화학, 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며 쌓은 데이터와 IT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조 고객의 DX 고객 경험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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