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이슬람 경전 쿠란 구절로 장난을 쳤다며 유명 패션모델과 동료 3명을 체포해 인권단체들이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패션모델 겸 유튜버 아즈말 하키와 동료 3명을 체포해 자신들의 죄를 자백하는 동영상을 찍은 뒤 공개했다.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찬 하키는 "쿠란 구절을 모욕하는 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사과드리며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온 하키는 언어 장애를 유머 소재로 활용하는 동료 굴람 사키가 쿠란 구절을 아랍어로 익살스럽게 낭송하는 모습을 보고 웃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올렸다.
탈레반 정보기관은 "누구도 쿠란 구절이나 예언자 무함마드의 말을 모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하키와 동료들을 체포했다.
하키의 자백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탈레반이 이들을 폭행하고, 자백을 강요한 것이 분명하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도 탈레반이 자의적으로 하키와 동료들을 구금하고 사과를 강요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작년 8월 아프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은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고, 원조가 재개되길 희망하기에 1차 집권기(1996∼2001년)와는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시 여성 억압과 자의적 체포·구금 남발, 표현의 자유 침해 등 공포 정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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