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작년 미 노동부와 FDA에 신고…회사는 "문제 없다" 답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균감염 문제로 공장 문을 닫아 미국 분유대란을 촉발한 미 최대 분유 제조사 애벗 래버러토리스에 대해 일찌감치 내부고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사안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회사 전 직원이 작년 2월 미국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내부고발자 보호 프로그램에 애벗사의 미시간주 스터지스 공장과 관련된 위생 문제를 고발했다고 전했다.
이 내부고발자는 공장의 장비에 결함이 생겨 세균이 생산 공정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직원들이 관리자에게 정보를 알리는 걸 꺼렸고 제품이 충분한 안전 검증 없이 유통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0월 이 내부고발자는 식품의약국(FDA)에도 공장 문제를 고발했다.
같은 달 노동부 측은 접수한 고발장을 회사와 식품의약국(FDA)에 전달했고 그로부터 두달 뒤 회사가 공식 답변서를 보내왔다.
답변서에는 "OSHA 고발 내용을 조사했으나 관련 주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적혀있었다.
이 내부고발자는 2020년 8월 해고된 직후 OSHA 미시간 지부에 고용차별 고발장을 내기도 했다.
애벗사 대변인은 해당 직원이 식품 안전 규정을 위반해 해고됐으며 재직하는 동안 상품 안전 문제와 관련해 회사 윤리준수 담당 부서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내부고발 대상이었던 스터지스 공장은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분유 대란이 시작된 곳으로 애벗사의 가장 큰 생산공장인 동시에 미국 내 분유 생산량 20%가량을 차지한다.
FDA는 애벗사 분유를 먹은 아기 4명이 세균에 감염되자 조사에 나섰고,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 2월 폐쇄됐다.
이 공장의 안전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도 이 공장에서 생산된 시밀락 브랜드 제품에서 딱정벌레와 그 유충이 발견돼 500만통이 회수됐다.
애벗사는 FDA와의 합의에 따라 이달 4일 엄격한 감독 아래 공장을 재가동했다.
회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FDA 조사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안전·품질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사과했다.
또 위생 관리가 쉽도록 바닥을 교체하거나 위생 관리 규정을 갱신하는 등 관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분유 공급난이 최소 다음 달 중순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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