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테라 권도형 CEO 상대로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 수사(종합)

입력 2022-06-10 11:34  

美 SEC, 테라 권도형 CEO 상대로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 수사(종합)
"테라USD 마케팅과정서 법 어겼는지 들여다보는 중"
권 CEO, 비공개 전환했던 트위터 다시 공개로…"테라 2.0 위해 노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락한 가상화폐 테라USD(UST)의 개발자인 권도형 테라폼 랩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위법 여부 조사에 나섰다.
미 경제지 포춘은 9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를 인용해 SEC가 테라USD의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SEC의 집행 법률관들이 테라USD를 개발한 테라폼 랩스가 증권 및 투자 상품과 관련한 규정을 어겼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증권 규정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상화폐를 통해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기업체 또는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해 가상화폐를 구매하면 그 가상화폐는 SEC의 관할이 될 수도 있다.
지난달 7일 시작한 테라USD의 가치 폭락은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충격파를 안겼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사태가 미 달러화에 연동됐다고 주장하는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노출했다고 말한 바 있다.
포춘은 SEC의 이번 조사가 테라폼 랩스와 권 CEO에게 더 큰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당국은 이미 테라폼 랩스와 권 CEO가 제공하는 '미러(Mirror) 프로토콜'이란 가상화폐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들을 수사해왔다.
미러 프로토콜은 미 주식의 가격을 추종하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도록 해주는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이다.
하지만 테라폼 랩스는 테라USD와 관련해 SEC가 벌이고 있는 수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권 CEO도 "우리는 SEC로부터 그런 연락을 받지 못했으며, 미러 프로토콜과 관련된 수사 외에 다른 새로운 수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포춘에 밝혔다.
한편 미 제2 순회항소법원은 8일 미러 프로젝트와 관련한 SEC의 소환 명령에 대한 권 CEO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지난 2월 테라폼 랩스와 권 CEO가 미러 프로토콜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고 SEC에 증언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권 CEO는 테라폼 랩스가 미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지 않고, 소환장이 자신이 아닌 법률 대리인에게 전달됐어야 한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권 CEO와 그의 테라폼 랩스가 미러 프로토콜에 대한 SEC의 수사에 응해야만 한다고 결정했다.
테라폼 랩스가 미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마케팅과 홍보를 해왔고, 미국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미국 기업들과도 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SEC가 조사할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테라폼 랩스가 UST와 자매 코인 루나(LUNC)의 실패 이후 지난달 28일 상장한 가상화폐 '루나 2.0'(LUNA)의 가격도 크게 하락한 상태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개당 17.8달러에 상장 후 19.54달러까지 올랐던 루나 2.0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3.1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전날에는 1.96달러로 최저가를 찍기도 했다.
권도형 CEO는 루나 2.0 가격 급락 속에 최근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이날 다시 공개로 바꿨다.
권 CEO는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자신들이 '테라 2.0' 블록체인 환경 구축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미디어와 더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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