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3개월 앞두고 도로 정비 등 박차…제재 탓에 행사 규모 미지수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 영향을 줄이기 위해 극동 개발과 아시아 국가 협력 등에 힘을 쏟는 러시아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7차 동방경제포럼' 준비에 분주하다.
러시아 극동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연해주정부는 오는 9월 5∼8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리는 포럼을 준비하기 위해 6억 루블(약 12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러시아 연방정부도 행사 준비와 관련한 예산 3억 루블(약 6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포럼 개최를 앞두고 연해주정부가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극동연방대, 주요 시설 등으로 이어지는 도로 및 주변 환경 정비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겨울철 내린 잦은 폭설에 노후한 도로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도로 상태가 좋지 않기로 유명하다.
도로 면이 움푹 팬 곳이 곳곳에서 발견되며, 이를 피하려고 운전자들이 핸들을 급하게 꺾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정부 주지사는 "공항에서 루스키섬으로 이어지는 전체 경로를 따라 도로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해주정부는 도로 환경 개선 외에 행사장 시설 전력 공급 강화, 이동통신 품질 개선, 숙박시설 확보 등에도 나선다.
행사 진행을 도울 자원봉사자 650명도 모집할 계획이다.
이처럼 행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전권대표도 "올해 포럼 개최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동방경제포럼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요 정책과제인 극동 개발을 비롯해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해외투자 유치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2015년에 처음 열렸다.
당시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 31개 국가에서 2천명이 넘는 정부 인사, 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행사에 참석해 신북방정책 구상을 밝힌 바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행사가 취소됐으며, 작년에 재개한 6차 포럼에는 한국 등 50여개국 대표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올해 행사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는 새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까닭에 포럼 참가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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