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호텔 핵심 수익원…인터컨티넨탈·쉐라톤 등에 유입
국경 개방에도 신라·롯데호텔은 큰 변화 없어…"익숙한 브랜드 선호"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로비에서 외국인 투숙객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단체 관광객도 있고 기업 행사나 포럼 참석차 방한한 분도 눈에 띕니다."(A씨)
"아직은 외국인 투숙객 수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습니다. 곧 조금씩 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할 뿐입니다."(B씨)
서로 다른 호텔 관계자인 A씨와 B씨는 최근 외국인 고객 투숙 상황과 관련해 각각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서울에 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 호텔에서, B씨는 국내 브랜드 호텔에서 일한다.
정부가 지난 4월부터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방한객이 서서히 유입되는 가운데 토종 호텔보다 외국계 호텔에서 이를 더 잘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달부터 외국인 투숙객의 비중이 커졌다.
이 호텔 관계자는 "3월에는 내외국인 비율이 약 9대 1이었는데 5월에는 6대 4가 됐다"며 "외국인의 대다수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에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에 있는 호텔플렉스(호텔 단지) 서울드래곤시티의 상황도 비슷하다. 서울드래곤시티에는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 계열의 시설 4곳이 있는데 지난달 이들 호텔의 외국인 투숙객은 전달보다 28% 늘어났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명동' 호텔에는 지난 5일부터 3박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여행객 150명이 투숙했다.
이는 2020년 10월 이 호텔이 개장한 이후 맞이한 최대 규모의 해외 단체고객이다.
한 관계자는 "오전 8시쯤 호텔 옆 카페에 갔더니 10명 중 5명이 외국인이더라"라며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서 기뻤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숙객 증가는 호텔 업계에 특별히 반가운 소식이다. 대다수 호텔의 핵심 수입원이 바로 휴가철에 몰려오는 외국인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하늘길이 닫혀 호텔 업계의 피해가 유독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를 단 호텔에서 점차 외국인 투숙객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내 호텔의 상황은 아직 '잠잠'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서울· 제주 신라호텔과 비즈니스호텔 체인 '신라스테이'에서 외국인 투숙객이 특별히 증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롯데호텔 관계자 역시 "아직 내외국인 투숙객 비중에 큰 변화가 없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단체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곤 했는데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관계자는 "정부가 방한 관광을 재활성화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곧 외국인 유입이 많아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호텔업계의 이와 같은 '희비 교차'는 외국인들이 낯선 국내 브랜드보다 유명 글로벌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에게는 확실히 글로벌 브랜드가 접근성이 좋다"며 "국내 호텔 운영사가 외국 브랜드와 계약을 맺는 데도 이런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특히 포럼과 출장 등 기업 행사로 방한하는 고객의 경우 해당 기업 본사에서 글로벌 호텔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앞으로 단체 관광이 재활성화돼야 국내 브랜드 호텔에도 외국인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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