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없다'는 당시 법무의견 수용한다고 하자 "존중 표했을 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장녀 이방카 트럼프 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증언을 일축하면서 부정 선거 주장을 계속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이방카는 선거 결과를 들여다보거나 검토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그것에서 손을 뗐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엔 (이방카가) 바와 법무장관으로서의 그의 직책에 존중을 표하려 했을 뿐이다. 그(바)는 형편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작년 1·6 의사당 난입 진상 규명을 위한 하원 특별위원회는 전날 밤 첫 공개 청문회에서 "난 바 법무장관을 존중한다. 그래서 그가 말한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한 이방카 전 보좌관의 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대선에서 부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의 견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참모였던 이방카가 인정한다는 의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직후 선거 조작을 주장하면서 불복했고, 자신의 충복이었던 바 전 장관이 이에 동조하지 않자 선거 한 달 만에 경질했다.
바 전 장관은 전날 청문회에서 공개된 영상을 통해서도 "난 선거가 도둑질당했다는 그(트럼프)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었다"며 "나는 대통령이 헛소리를 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것(조작선거 주장)의 일부가 되길 원치 않았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가가 부족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바 전 장관의 평가를 수용하지 않았지만, 당시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던 그의 딸은 받아들였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방카의 특위 증언의 진실성을 최소화하려 시도했다고 전했다.
전날 공개 청문회를 시작으로 조사 결과와 증언을 공개하며 진상을 알리는 작업을 본격화한 하원 특위는 오는 9월까지 계속해서 후속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작년 1월 6일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의회로 몰려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무차별 난입, 폭력을 행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 인근에서 한 연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의사당으로 가라며 사실상 폭동을 부추겼다.
이 사태로 의회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고, 지금까지 700명 이상이 기소되는 등 사법 당국과 의회는 진상 규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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