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분석…맥도날드·엑손모빌·BP·우버 등 러시아 자산가치 하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사업에서 총 590억달러(약 75조5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공개 자료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분석해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흔들고, 러시아에서 문을 닫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금융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일대 연구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거나 러시아 사업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서구 기업은 1천 곳에 육박한다.
다수 기업은 러시아 내 사업의 장부상 가치를 재평가하고, 가치가 하락한 자산을 감가상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 내 매장들을 지역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한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회계상 손실을 12억∼14억달러로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석유회사 엑손모빌도 러시아 극동지방 유전과 가스전 사업을 중단한 뒤 34억달러의 비용을 떠안았고, 버드와이즈로 유명한 맥주 회사 앤하이저-부시는 러시아 합작투자회사 지분 매각 결정으로 11억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
지난달 아일랜드의 항공기 리스회사 에어캡은 러시아 항공사들에 임대한 항공기 100여 대를 포함해 총 27억달러의 장부상 손실을 보고했다.
영국 에너지회사 BP는 지난달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 지분 135억달러를 포함한 255억달러의 러시아 내 보유 자산을 손실로 처리했다.
러시아 내 사업을 유지하는 기업들조차도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회사 토탈에너지는 지난 4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따른 러시아 내 천연가스전 가치 하락으로 41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러시아 경제 둔화로 미래 이익과 장부상 손실을 재평가하는 서방 기업들도 많다.
우버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러시아의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러시아 택시 합작투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1억8천200만달러 감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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