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가 근처 스팩 중 증권사 과거 합병 실적 보고 투자해야"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한 증시 상장이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총 6곳이다.
1월 하인크코리아를 시작으로 3월 누보와 파이버프로, 4월 웨이버스, 5월 하이딥, 이달 모비데이즈 등이 스팩 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여기에 이달 30일 나란히 상장을 예정한 원텍, 태성을 더하면 상반기에 총 8곳이 스팩 합병 상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상반기(4건)의 2배 수준이고, 2020년(6곳), 2019년(2곳), 2018년(4곳) 등 최근 5개년과 비교해서도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 시장이 침체하면서 빠르게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스팩 합병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지난달 수요예측 흥행 실패를 이유로 상장을 철회하면서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 한 곳뿐이다. 작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 기업은 4곳이었다.
코스닥시장 역시 신규 상장 기업이 작년 상반기 36곳에서 올해 24곳으로 줄었다.
스팩은 발행주식을 공모한 후 다른 기업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인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상장 후 3년간 비상장기업을 물색해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기업을 상장시킨다.
기업 입장에서 스팩 합병 상장은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영향을 주는 일반상장과 달리 공모가가 고정돼 있어 상장 과정에 변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폐지가 되더라도 기준가(2천원)를 보장받을 수 있다.
나승두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모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어났고, 스팩 합병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다"며 "매크로(거시환경)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스팩 합병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스팩은 적당한 인수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 후 3년이 되는 시점에 상장 폐지되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스팩이 어느 기업과 합병할지 미리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합병 등 특별한 호재 없이 급등락하는 스팩주의 경우 단기 차익 목적의 투기자금이 몰려있을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된 스팩을 살 때 합병 대상 기업을 미리 알 수가 없다 보니 일반 투자자가 접근할 때는 소액을 폭넓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다만 공모가보다 높은 스팩을 살 때는 '원금 보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기준가와의 괴리가 너무 큰 스팩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게 좋다"며 "기준가 근처에 있는 스팩 중 그간 해당 증권사의 스팩 합병 실적을 보고 투자하면 중위험 중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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