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이후 우크라 병사 1만명 전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군이 앞으로 수주일 안에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 전역을 점령할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 발언이 나왔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에 대한 러시아군의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두 도시가 일주일 내로 러시아군의 손에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 보급선이 지나는 동부 전선의 전략 요충지다. 세베로도네츠크와 이웃한 리시찬스크를 함락시키면 러시아군은 사실상 루한스크주 전역을 수중에 넣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하고 동남부 지역을 장악하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한 러시아군 입장에선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하는 셈이 된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전역을 점령한다면 이 지역 경계선을 따라 사실상의 새 전선이 형성되고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미 당국자의 이같은 전망은 전쟁이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포탄이 고갈될 조짐을 보이고 인명피해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날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전사한 우크라이나군 병사는 대략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200~300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러시아군 전사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 3만명 선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날도 시내에서 양측간 치열한 교전이 이어졌고 러시아군이 현재 도시의 70%가량을 점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대규모 포격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을 끊임없이 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더 많은 무기를 신속히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하지만 화력의 열세를 뒤집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도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밀어내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많은 사상자를 내며 큰 비용을 치르면서도 조금씩밖에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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