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다급한 바이든 사우디행…냉대하던 빈살만에 손짓(종합)

입력 2022-06-13 11:41   수정 2022-06-13 17:08

중간선거 다급한 바이든 사우디행…냉대하던 빈살만에 손짓(종합)
"내달 14∼15일 이스라엘 방문 뒤 사우디서 빈살만과 취임 후 첫 만남"
물가에 발목 잡힌 바이든, 'OPEC 주도' 사우디와 관계 개선 시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김동현 기자 =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지난해 1월 취임 후 줄곧 냉랭한 관계였던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미국 휘발윳값이 처음으로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하는 등 물가가 중간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석유 왕국' 사우디와 관계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14∼15일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찾은 뒤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사우디를 비롯해 바레인, 이집트, 요르단, 쿠웨이트, 이라크,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지도자와 만날 예정이다.
이 매체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달 이스라엘과 사우디 방문 자체는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사우디 방문 일정이 이르면 13일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행은 정책 전환으로 해석된다.
사우디는 중동의 전통적 맹방이지만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사우디 왕족이 지목되자 '왕따'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관계가 악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사우디를 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지금까지 사우디를 찾지 않았다.
특히 실질적인 권력자인 무함마드 왕세자를 접촉하지 않았으며, 왕세자가 사우디 국방장관을 겸직한다는 점을 고려해 그의 대화 상대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맡겨 격을 낮췄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버지 살만 국왕의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국제무대에서 사실상 국가 정상의 역할을 수행해 온 터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정상이 왕세자를 실질적인 통치자로 예우하는 상황에서 왕세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를 의도적인 무시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문제가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상황에서 유가, 중동 문제 대응 등을 위한 관계 개선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원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세계적 인플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OPEC에 원유 증산을 요구했지만 사우디는 이에 호응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가 참여하는 OPEC+의 합의를 고수했다.
무하마드 왕세자로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진 '빚'도 있다.
카슈끄지 살해 사건 직후인 2018년 12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른 서방의 정상들은 무함마드 왕세자를 외면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유일하게 옆에 앉아 악수를 청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이런 관계를 고려하면 이번에 국제적 '왕따'가 된 푸틴 대통령을 무함마드 왕세자가 외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사우디는 미온적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인권 대응 측면에서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왕따'를 만들겠다고 했던 때와 달라진 게 없는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 정상을 독재자라는 이유로 최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미주 정상회의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유가 대응 등을 위해 사우디와는 관계 개선에 나선다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LA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방문 여부가 확정됐느냐는 질문에 "아직 안됐다"고 답했다.
그는 '현시점까지 방문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사우디에서 무슨 (에너지 관련) 약속 등을 기다리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것은 에너지와 무관하고 사우디에서 사우디, 이스라엘 안보와 관련한 큰 회의가 열리는데 그것이 내가 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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