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수집차 입국 의심"…양국 20년 협약 체결 직후 사태 불거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아르헨티나가 이란과 연계된 베네수엘라 화물기를 억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아르헨티나 매체에 따르면 이란 마한항공이 작년에 베네수엘라 업체에 판매한 베네수엘라 엠트라수르 항공의 보잉 747 화물기가 이달 8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뒤 당국에 억류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억류 원인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내무부는 화물기 입국 사유가 신고된 것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조처를 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아르헨티나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헤라르도 밀만 의원은 "정보수집 활동을 위해 아르헨티나에 입국한 비행기가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물기 탑승자들의 지문을 채취해 정보기관에 제공하는 등 이들의 신원 파악을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청원을 법원에 제출했다.
아르헨티나 내무부 문건에 따르면 화물기에는 베네수엘라인 14명, 이란인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장기 제휴 협약을 체결한 뒤에 불거져 관심이 집중된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1일 회동해 양국이 20년간 에너지, 금융, 국방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체결했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정권(1999∼2013년) 때부터 이란과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제재 고통이 가중되면서 반미동맹을 공고화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마한항공은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란혁명수비대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2011년부터 제재를 받았다.
로이터는 억류된 화물기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목록에 등재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아미드 호세인 졸란바리 마한항공 대변인은 "화물기가 베네수엘라 회사에 팔려 소유권이 1년 전에 이전됐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화물기 탑승자들의 변호인이 화물기 억류 해제, 여권 반환 결정을 청원함에 따라 법원이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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