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동 해양 동물, 방치된 바다 쓰레기에 몸살

입력 2022-06-13 12:51  

러 극동 해양 동물, 방치된 바다 쓰레기에 몸살
얼굴에 낚싯바늘 걸린 새끼 점박이물범 등 발견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극동 해역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 등 해양 동물들이 방치된 바다 쓰레기에 몸살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최근 세계자연기금(WWF) 소속 러시아 생태학자들이 연해주 표트르만 림스키-코르사코프 군도에 있는 점박이물범 서식지들을 조사한 결과 45%가 어구 잔해로 오염돼 있었다.
WWF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 쓰레기의 10%가량은 파손된 채 버려진 어구들이다.
버려진 어구 50만~100만t이 매년 바다로 유입된다.
이로 인해 물범과 고래 등 해양 동물들이 어구 잔해에 걸려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반복하고 있다.
지난 4월 러시아 연해주 해역에서도 얼굴에 낚싯바늘이 걸린 새끼 점박이물범이 발견돼 해양 동물 치료센터로 보내졌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이 지역에서 유사한 피해로 구조된 물범은 7마리로 나타났다.
러시아 극동에 속하는 캄차카 지역에서도 해양 동물들이 바다 쓰레기에 피해를 보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지난 5월 캄차카주에서는 처음으로 생태학자, 관광업계 종사자 등이 참석한 해양 동물 구조 관련 세미나도 열렸다.
보도에 따르면 캄차카 주변 해역에는 20종 이상의 고래류와 기각류(바다표범 등 지느러미 형태의 발을 가진 해양포유동물)가 서식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했다.
WWF 해양생태계 보전 프로젝트 수석 코디네이터 옥사나 니키티나는 "버려진 어구들로 옷, 장난감, 안경테 등 여러 가지 유용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며 "하지만 불행하게도 러시아에서는 해양 쓰레기를 체계적으로 처리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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