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부 엔진 설계 보완하고, 독자 발사하는 첫 실제 작동 위성 실어
발사 42분여만에 교신 성공 여부로 누리호 2차발사 성패 판가름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16일 2차 발사를 시도한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이후 8개월만의 재도전이자,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사업이 시작된 2010년 3월 이후 12년 3개월 만이다.
이번 발사에서는 지난 1차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3단 엔진 조기 연소 문제가 보완됐으며, 실제로 작동하는 위성을 실어 올려보내 지상국과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 3단 내부 헬륨탱크 고정부 보완…질량 9㎏ 증가
앞서 작년 10월 21일 이뤄진 누리호 1차 발사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탑재체 분리와 700㎞ 고도 도달까지 성공해 발사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은 입증했지만, 3단부 엔진이 조기 연소되며 질량 1.5t의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텔레메트리(원격전송) 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비행 중 진동과 부력으로 3단부에 위치한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이 상승했으며, 고정장치가 풀리며 탱크가 하부 고정부에 이탈한 것으로 추정됐다.
떨어진 헬륨탱크가 움직이며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누설됐고, 산화제 탱크의 균열이 발생해 산화제가 새면서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졌다는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번 2차 발사에서는 헬륨탱크의 하부 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 두께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누리호의 질량이 9㎏ 늘었으나, 설계 마진 내여서 대규모 수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 독자적으로 쏘아올리는 첫 위성 5기 실려…발사 43분만에 판가름
이번 발사에서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만든 발사체로 실제 위성을 처음으로 쏘아 올린다.
대학 학생팀이 만든 큐브위성 4기와 위성제조업체인 AP 위성이 제작한 성능검증위성 1기 등 총 5기의 실제 위성이 탑재된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운송 능력을 확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지상국이 성능검증위성과 최초로 교신하는 시점은 발사 후 약 42분 23초다. 이 때가 바로 누리호 2차 발사의 성패가 판명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발사 다음날인 17일 오전부터는 본격적인 정상 통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성능검증위성이 궤도에 오른지 만 7일째 되는 날인 24일부터는 4대의 큐브위성을 사출(분리)하기 시작한다.
큐브위성은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위성으로,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 학생팀이 제작한 큐브위성이 순서대로 궤도에 놓인다.
큐브 위성의 임무수명은 6개월∼1년 정도며 지구대기관측 GPS RO(Radio Occultation) 데이터 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중 조선대에서 제작한 'STEP Cube Lab-Ⅱ'는 국내 최초로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하고 지구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았다.
성능검증위성은 큐브 위성을 모두 성공적으로 내보낸 후에 7월부터는 국내에서 개발한 우주핵심기술이 담긴 기기를 실제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들 기기는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열전지(ETG), 자세 제어용 구동기(CMG, 제어모멘트자이로), 성능검증위성에 명령을 전송하는 S-band 안테나(SHA) 등이다. 성능검증위성의 수명은 2년이다.
누리호 개발 이끈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 "요즘 잠도 못잡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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