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로 러시아산 가공 대미 수출 막혀…수익성 악화에 노동자 생계도 위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다이아몬드의 80∼90%를 가공하는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PT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서부 구자라트주 등의 다이아몬드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구자라트주는 인도의 다이아몬드 산업 메카로 이곳에서만 약 150만명이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산업 경쟁력이 악화됐고 일감도 크게 줄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인도 가공 업체를 거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의 미국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미국 내 가공 다이아몬드 중 70%는 인도에서 수입될 정도로 미국은 인도의 주요 다이아몬드 수출 시장이다. 러시아는 아프리카, 호주 등과 함께 다이아몬드 원석 주요 수출국으로 꼽힌다.
인도 다이아몬드 산업계는 러시아산 수입 물량을 줄이고 대신 비싼 아프리카산 다이아몬드를 수입하게 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PTI통신은 전했다.
구자라트주 다이아몬드 무역업자인 랄리트 툼마르에 따르면 이로 인해 줄어든 수익은 25%에 달한다.
디네시 나바디야 보석수출진흥위원회 구자라트주 지부장은 다이아몬드 수입 양이 줄어들면서 근무 시간도 줄이게 됐다며 "이 때문에 노동자의 생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다이아몬드 산업 노동자 상당수는 최근 하루 근무 시간이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었고, 주당 근무일도 기존 6일에서 5일로 감소했다.
특히 러시아산이 장악하고 있는 소형 다이아몬드 시장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구자라트주에서 가공되는 다이아몬드의 60%는 러시아산인데 대부분은 소형 다이아몬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재고 확보가 용이한 대형 업체보다는 영세한 소형 업체가 운영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다이아몬드 업체 사장인 비탈 멘다파라는 "소형 업체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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