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무기' 한층 우선…대함 미사일·미사일방어시스템 등
미 의회, 대만에 무기 구매용 수십억 달러 지원 검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할 때 중국군의 상륙 저지에 효과적인 품목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올봄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가 미국·대만 비즈니스 평의회와 가진 회의의 회의록 개요를 입수했다면서 참석한 미국 관리들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지침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대만 비즈니스 평의회에는 많은 미국 군수 대기업이 가입해 있다.
미국 국방부 고관들은 회의에서 '비대칭 무기'의 판매를 한층 우선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비대칭 무기는 군사력이 크게 차이 나는 상대에게 대항하기 위한 무기로 ▲ 민첩하게 이동이 가능하고 ▲ 가격이 저렴하며 ▲ 침공 작전에 대처하는 데 효과가 있어야 한다.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년 내에 대만 침공에 나설 가능성 크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경우 상륙 작전 초반에 대량의 정밀 미사일을 사용해 공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대만군 입장에서는 미사일 공격을 피하지 못하면 중국군의 상륙 작전에 대항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무기의 민첩성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대함 미사일,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정보수집시스템, 조기경보시스템을 비대칭 무기의 예로 들었으며 대함 미사일이나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대만에 우선 판매할 대상으로 꼽았다.
전투기의 경우 활주로가 파괴되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대칭 무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미 대만에 F16 판매를 결정했으나 신규 전투기 판매에는 장애물이 높아 보인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미국 측은 대만에 구매를 추천할 무기나 시스템 목록을 작성하고, 20개 정도의 우선 판매 대상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달 중 개최를 최종 조율 중인 미국·대만 전략대화에서 무기 공급에 관한 막바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바이든 정권이 대만에 제공할 무기의 우선순위를 매기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에 대항할 때 비대칭 무기로 분류되는 휴대용 스팅어 대공미사일이나 기동성이 좋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을 활용해 꽤 효과를 봤는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경우 대만 역시 비대칭 무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이 대두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앞서 닛케이는 미국 의회가 대만의 무기 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무상자금이나 대출을 제공해 타국이 미국산 무기를 사들이거나 미군과의 군사훈련에 사용하도록 하는 '외국 군사 자금공급'(FMF, Foreign Military Financing)으로 불리는 국무부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원 외교위원회가 올여름까지 논의를 마무리하려고 협의 중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제출한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예산안 편성 방침을 담은 문서인 예산교서에서 FMF를 위해 60억 달러(약 7조7천억원)를 요구했다.
미국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의 미국산 무기 조달을 지원할 때 대상을 비대칭 무기로 한정하는 방안이 의회에서 대두하는 등 미국 정부와 발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신문은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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