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하루 재봉쇄'로 세계 공급망 혼란 가중

입력 2022-06-14 11:37  

중국 상하이 '하루 재봉쇄'로 세계 공급망 혼란 가중
언제든 재발 가능성에 원자재·완제품 수급차질 우려
미국, 중국 화물로 물류대란 걱정…유럽 항만 파업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의 일시적인 상하이 재봉쇄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11일 '하루 봉쇄'에 그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상하이 외곽 고속도로가 차단됐고 트럭의 항구 내 진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중국 안팎의 물류 흐름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문제는 추가적인 봉쇄 가능성이다.
하루 봉쇄가 상하이 도심인 쉬후이구에서 3명의 미용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음을 걱정하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트럭 운송 능력이 약 80%로 회복된 시기에 이번 하루 봉쇄가 나왔다면서 이런 우려를 전했다.



중국 물류회사 오리엔트스타그룹(元太集團)은 11일 상하이에서 고속도로 폐쇄와 항구 내의 철저한 검역 조치로 수출품을 실은 트럭의 적체가 심각했다고 밝혔다.
CNBC는 세계적 해양·물류 데이터 제공업체 13곳의 데이터를 토대로 11일 상황을 보면 "화물과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이 상하이항 터미널로 들어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트럭 운전사는 48시간 유효 코로나 음성테스트 결과와 함께 운행 허가증 등을 받아야 해서 인력난이 심하다.
특히 인구 2천500만 명의 상하이의 경우 지난 3월부터 2개월여 도시 봉쇄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트럭 운전사 구하기가 더 어렵다.
물류업체인 DHL 글로벌 포워딩은 상하이 안팎에서 트럭 운전사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세코 로지스틱스의 부사장인 아킬 네어는 "일부 운전자들은 상하이로 배송을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하이의 글로벌 기업들은 '재봉쇄 가능성'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와 폭스바겐(폴크스바겐), 지멘스, 보쉬, 로레알, 서모피셔·SC존슨, 머크 등은 2개월여 봉쇄 기간에 원자재 수급과 제품 배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하이항이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가 되자 부근의 닝보항 등으로 화물이 몰려 혼잡이 가중됐다.



상하이 재봉쇄로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물류 대란 우려가 되살아났다.
오리엔트스타그룹은 그간 감소세였던 미국 서부 해안의 화물 선적량이 2개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인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봉쇄 기간에 중국에서 넘어오지 못한 채 쌓였던 화물 물량이 한꺼번에 밀려와 작년 하반기와 같은 극심한 물류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CNBC는 미국 서부의 항구들로선 화물용 철도 여력과 트럭이 부족한 가운데 중국에서 화물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항에서 출발한 미국 캘리포니아행 화물의 행선지는 대개 로스앤젤레스(LA) 항과 롱비치 항이지만, 물량이 대거 몰리면서 캘리포니아 북부 오클랜드항으로도 화물이 옮겨가고 있다.
미 항만 당국은 물류 대란을 피하려고 미 동부 등으로 화물선을 유도한다.
유럽에서의 철도·항만 파업도 세계 공급망 혼란의 또 다른 요인이다.
지난주 독일의 항만 노조는 여러 곳에서 경고 파업을 벌였다.
크레인 월드와이드 로지스틱스의 이사인 안드레아스 브라운은 시스템이 이미 부담을 받고 있으며 인력 손실은 혼잡을 가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항공·철도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규제가 풀린 뒤 물류가 정상화하고 여행 수요가 늘면서 인력 부족에 따른 보상과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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