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삼성전자가 눈독을 들인다는 영국 반도체 설계(랩리스) 기업 ARM이 런던 증시에 상장할 전망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크리스 필프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정무 차관을 인용해 ARM이 런던 증시 상장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은 애초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했으나 영국 정부의 설득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DCMS에서 기술·디지털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필프 차관은 "정부는 ARM이 영국에 남도록 설득하기 위해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회사 측과 여러 차례 만났다"고 소개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에 기술주가 극히 적은 상황에서 영국은 ARM이 런던이 아닌 뉴욕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더타임스는 "ARM의 뉴욕 상장 추진 소식은 자국을 첨단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곳으로 선전 중인 영국에는 모욕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ARM이 런던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틀면서 영국 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필프 차관은 ARM이 런던과 뉴욕 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암시했다.
199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ARM은 요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매물로 꼽힌다.
ARM이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부터다.
스마트폰의 두뇌가 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해서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제작하는 모바일 AP의 대부분은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최대 400억달러(약 50조원)에 매각하려 했으나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도 꾸준하게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다.
업계에서는 ARM의 가치가 2년 전보다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지난해 ARM의 매출은 2020년보다 35% 늘어난 27억 달러(약 3조4천800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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