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도서국 7개 포함 12국 기항하며 미국 등과 연합 훈련
쿼드 봉쇄 돌파하는 중국 견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한 미국·일본 등의 견제가 치열한 가운데 일본 해상자위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규모 부대를 파견했다.
해상자위대 관계자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례 훈련 '인도·태평양 방면 파견(IDP)'을 13일 개시했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4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해상자위대가 2017년부터 실시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슷한 형식의 부대 장기 파견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기간도 가장 길다.
인도·태평양 방면 파견이라는 명칭은 2018년부터 사용됐다.
올해는 사실상 항공모함으로의 개조가 단계적으로 추진 중인 이즈모 외에 다카나미, 기리사메 등 호위함과 함재기, 잠수함, P-1 초계기, US-2 구난기, 다용도 항공기 UP-3D 등이 투입된다.
파견 인원은 호위함 부대, 잠수함 부대, 항공부대를 합해 약 1천명이다.
파견 기간은 13일부터 올해 10월 28일까지 138일로 작년(98일)보다 40일 길어진다.
파견단은 미국, 인도, 호주, 베트남, 필리핀을 포함해 12개 국가·지역을 순회한다. 작년보다 4곳 많다.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바누아투, 피지, 뉴칼레도니아, 팔라우 등 태평양 7개 도서 국가·지역이 기항지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솔로몬제도는 올해 4월 중국과 안보협정을 맺어 특히 눈길을 끈다.
태평양 섬 지역이 기항지에 대거 포함된 것은 중국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올해 5월 말∼6월 초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 8개국을 순방하고 이들 국가와 개별적으로 경제 분야를 포함해 15개 영역 52개 항목의 협력에 관해 합의했다.
이는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쿼드(Quad) 4국의 포위망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일본은 남태평양 국가·지역과 부대 간 교류를 확대해 이들이 중국 측으로 기우는 것에 제동을 걸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이니아 세루이라투 피지 국방장관과 회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양국 국방장관이 대면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상자위대는 이번 파견 기간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열리는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림팩)을 비롯해 적어도 6개의 훈련에 참가한다.
여기에는 한국, 미국, 호주 등도 참가하는 '퍼시픽 뱅가드'도 포함된다.
해상자위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각국 해군 등과 공동훈련 등을 실시하고, 전술 기량을 향상함과 더불어 상호 이해 증진, 신뢰 관계 강화, 협력 강화를 꾀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을 도모한다"고 이번 파견의 목적을 설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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