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을 소개하는 관광안내 책자에 어김없이 등장해온 46년 역사의 해상 식당 '점보'가 코로나19에 따른 운영난으로 결국 폐업하고 14일 홍콩을 떠났다.
더스탠더드 등 홍콩 매체에 따르면 점보는 이날 정오께 예인선에 끌려 정박해 있던 애버딘 항구를 떠나 홍콩 밖을 벗어났다.
점보의 모회사인 홍콩자음식기업은 동남아 지역에 적당한 정박 장소를 물색했으나 목적지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점보는 인근 소형 해상 식당 타이팍과 함께 '점보 킹덤'(珍寶)으로 불리며 반세기 가까이 홍콩의 관광 명소로 군림했다.
1976년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세운 해산물 식당으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 등도 찾았다.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도 홍콩을 상징하는 장소로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뚝 끊기자 점보는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2020년 3월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점보는 이후 지난 2년간 새로운 주인을 물색했고, 아예 식당을 기부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불경기 속에서 높은 운영자금을 감당할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모회사는 지난달 30일 폐업을 선언했다.
더스탠더드는 "또 하나의 '홍콩의 상징'이 사라졌다"며 "일부 시민은 이날 예인돼 떠나는 점보를 현장에서 배웅하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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