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내 화장품 업계들이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해외 시장의 중심이었던 중국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시장 다변화를 위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1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의 1분기 북미 매출은 설화수와 라네즈가 고성장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63% 늘었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북미 시장에서 올해 3월 글로벌 화장품 편집매장인 세포라의 매장 23곳에 추가로 입점하며 총 51개의 점포망을 확보했다.
설화수는 1월에는 덤스토어, 룩판타스틱, 스킨스토어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입점했고 4월에는 아마존에서도 판매를 시작하면서 1분기 북미에서 3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도 4월까지 세포라와 백화점 체인인 콜스에서 490여개 매장에 입점했고, '데일리 UV선크림'은 세포라의 선케어 카테고리에서 판매 6위에 올랐다.
LG생활건강[051900]도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등 유통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미국 화장품 제조·유통사인 '더크렘샵' 지분 65.0%를 1억2천만달러에 인수했다.
재미교포가 설립한 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을 겨냥한 기초·색조 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회사다.
LG생활건강은 K팝과 K콘텐츠 영향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크렘샵의 현지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LG생활건강은 앞서 지난해에도 미국 프리미엄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소유한 보인카 지분 56%를 1억달러에 인수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며 해외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유명하지만 아직 북미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인지도 높이기도 중요한 과제다.
라네즈는 지난해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제품을 출시하고 BTS의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니스프리도 미국 배우 겸 가수 소피아 와일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여러 행사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장기 성장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로 글로벌 선진시장인 미국 또는 유럽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한국 화장품 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조건'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설화수와 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최소한 유럽과 미국 둘 중 한 지역에서는 브랜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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