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수송량보다 60% 줄어…"독일제 가스가압설비 문제 때문" 주장
(모스크바·베를린=연합뉴스) 유철종 이율 특파원 =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 관통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의 가스공급량을 또다시 30% 이상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의 대폭 감축 발표에 뒤이은 것으로 기존 계획 공급량보다 60% 가까이 주는 것이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가 부품을 핑계로 불안을 조장하고, 가스가격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이날 보도문을 통해 "전면적 수리 이전까지의 가동 시한 종료로 (러시아 서북부 레닌그라드주의)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에 있는 또 하나의 지멘스(Siemens)사 가스터빈 엔진 사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에 따라 가압기지의 하루 가스 송출 용량이 모스크바 시간으로 16일 새벽 1시 30분을 기해 이전의 1억㎥에서 6천700만㎥로 33%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프롬은 전날 "지멘스가 수리한 가스송출설비 반환 지연 등의 이유로 가압기지 '포르토바야'에서 현재 3대의 가스송출설비만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한 가스공급량이 하루 1억㎥에 그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었다.
가스프롬이 계획한 노르트 스트림의 정상 수송 용량인 하루 1억6천700만㎥보다 40% 줄어든다는 설명이었다.
가스터빈은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공급되는 가스의 압력을 높이는 데 이용되는 설비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가스터빈 제조업체인 독일의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는 전날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전문 시설에서 터빈을 정비했지만, 캐나다의 (대러) 제재 때문에 이를 다시 러시아로 배송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독일은 반발하고 나섰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공급축소 근거는 명백히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불안을 조장하고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비록 고가지만, 필요한 물량을 시장에서 살 수 있다"면서 "공급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가스프롬의 독일에 대한 가스공급 물량 축소는 근거가 있는 결정이 아닌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결정이라면서 이는 불가리아, 폴란드, 덴마크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 독일 정부가 신탁관리에 들어간 가스프롬의 독일 자회사인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를 통한 가스공급 중단 선언과 궤를 같이하는 조처라고 지적했다.
하벡 부총리는 러시아가 차츰차츰 조처를 더해가고 있다며 지멘스의 정비작업은 가을에야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독일내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러시아의 조처로 인한 효과는 기다려봐야 한다. 지금까지 공급업체들은 다른 경로로 가스를 구하는데 성공해왔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전날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에 대한 신탁관리기간을 9월 이후로까지 연장하고 독일재건은행(KfW)을 통해 수십억 규모의 대출을 해 이 회사가 지불불능에 빠지는 것을 막기로 했다.
또 회사 이름도 유럽을 위한 에너지 확보로 바꾸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이를 통해 정부가 에너지 인프라 체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에너지 안보의 위험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 북서부 레닌그라드주의 비보로그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 북동부 그라이프스발트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으로 수송용량은 연 550억㎥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을 위한 주요 수송로로 이용되고 있다.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해 비슷한 노선을 따라 지난해 완공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은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제재의 일환으로 사업을 중단하면서 폐기된 상태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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