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국내 증시, 불안심리 진정에 기술적 반등…바닥은 아직"(종합2보)

입력 2022-06-16 15:57  

증권가 "국내 증시, 불안심리 진정에 기술적 반등…바닥은 아직"(종합2보)
"악재 반영에 불확실성 다소 해소…2,400∼2,420 단기 지지력"
"미 연준 금리 지속 인상…3%대 금리 전망, 신흥시장에 충격"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홍유담 이미령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다소 걷혔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6% 오른 2,451.41로 마쳤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7거래일간 연속 하락세는 일단 멈췄다. 외국인이 지난 달 31일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나타내면서 지수가 장중 2,500을 회복하기도 했다.
지수는 그러나 경기 둔화와 한국은행의 강도 높은 금리 인상 우려가 확산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하고 보합으로 마쳤다.
앞서 인플레이션 공포로 최근 급락하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15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50% 급등하는 등 3대 지수 모두 모처럼 1∼2%대의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월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46% 오르면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이는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안도감이 확산한 영향이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다음 7월 FOMC 회의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발언도 오히려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적극적인 의지로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미 금리 인상 속도 우려는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기준금리가 3% 중반에서 4%대로 높아지면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12% 낮아져야 하는데 최근 S&P500 주가는 9∼10% 이상 하락해 악재를 70% 정도는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달에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예정이어서 미국 달러 강세가 쉼 없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투자전략팀장은 "3월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기초여건(펀더멘털)과 거시 변수로 인한 극도의 투자심리 위축에 기인한다"며 "이번 FOMC를 계기로 연준 입장과 현재 펀더멘털 상황을 앞서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는 2,400선 지지력을 바탕으로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되돌림 과정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코스피 2,400∼2,420구간은 단기 지지력을 기대할 수 있는 지수대"라며 "기술적 반등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익모멘텀은 견고하지만, 단기 낙폭이 큰 인터넷, 2차전지, 반도체 업종의 회복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1배(2,540)를 하회해 단기 과매도권에 도달했다"며 "2018년 말과 같은 수준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2,25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PBR 1배 이탈은 2008년 말과 2018년 10월부터 2020년 중반까지 나타났다.
정 연구원은 "코스피가 장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바닥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과거 패닉 국면과 같은 하락 국면은 아니어서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연 0.75∼1.00%에서 1.5∼1.75%로 높아졌다.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3.25∼3.50%로,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11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야 가능하다.
일부 전문가는 다음 달에도 FOMC 전에 발표될 물가 지표에 주목하면서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금리 변동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뉴욕 증시 반등은 예상된 결과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봐야 한다"며 "다만 바닥을 확인하고 추세적인 반등을 확신하기에는 연준 코멘트 등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연말 점도표 중간값이 3.4%로, 제로 금리에 익숙한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이라며 "미 기준금리가 제로에서 3%대로 올라가면 우리나라도 기업 자금 조달이나 가계 부채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신흥국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한꺼번에 인상)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통위 회의(통화정책결정회의 7월 14일)까지 3∼4주 남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빈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 기대를 충족했다는 점에서 국내도 단기 안도감은 형성되겠지만 그 지속가능성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배경인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이 단기간 내 꺾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성상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하락이 일정 기간 계속돼야 한다는 점과 이를 위해 연준이 시장의 정책 기대를 계속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 파생되는 경기 둔화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기나 글로벌 수입 수요 관점에서 크게 반전될 요소는 없어 당장의 'V자 반등'을 점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앞으로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비상한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물가 안정,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금융기관 건전성 대응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indigo@yna.co.kr, ydhong@yna.co.kr,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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