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뉴델리서 열려…안보·경제·우크라이나 전쟁 등 논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인도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 장관들과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16일(현지 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특별 아세안-인도 외교장관 회의'(SAIFMM)를 개최했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인도-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과 양자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인도가 자국에 아세안 외교 장관을 초청해 이런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 장관과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 장관이 이번 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았다.
지난해 2월 쿠데타로 군부 정권이 들어선 미얀마에서는 인도 주재 대사인 모 초 아웅이 대표로 참석한다. 비정치적 인사를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는 아세안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설명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인도는 강하고 통합되고 번영하는 아세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정치 안보, 경제, 문화 분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코로나19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대책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에너지 안보 문제, 경제 파급 상황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와 아세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지정학적 역풍에 직면했다"며 식품·에너지 안보, 상품 가격, 유통·공급망 등에 연쇄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 영향력에 대한 견제 의미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외교부는 이번 회의 개최 일정을 공개하면서 "아세안은 인도의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 및 폭넓은 인도-태평양 관련 비전의 중심 지역"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6월 충칭에서 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을 기념한 특별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르는 등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특히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인도는 미국 주도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원국이며 중국을 겨냥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받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최근 참여했다.
발라크뤼시난 장관은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관련해 중국은 물론 미국의 책임도 거론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아시아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은 국면이 억제되지 않으면 평화와 안정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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