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중국 방문 때 구금된 위구르인과 대화 못했다"
SCMP "신장 인권문제가 유엔서 서방과 개도국 분열 초래"
(베이징 홍콩=연합뉴스) 한종구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 비난을 정면 반박했다.
시 주석은 16일 출판된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최신호에 중국 인권에 관한 기고를 냈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가 보도했다.
그는 기고에서 "당의 100년 역사는 인권쟁취, 인권존중, 인권보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과정이었다"며 "우리는 인권존중과 인권보장을 국정의 주요한 과제로 삼아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서방의 중국의 인권탄압을 겨냥해 "한 나라의 인권 문제를 다른 나라의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이중 기준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며 "심지어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도구로 삼아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각급 당 위원회는 인권업무 발전이라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간부들은 마르크스주의 인권관과 중국 인권관을 배우고, 각 부서는 인권 존중과 보장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제50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미첼 바첼레드 대표의 최근 중국 방문이 첨예한 쟁점이 된 가운데 중국의 입장을 강변한 모습이다.
네덜란드 등 유엔 47개 회원국은 14일 "중국 정부는 독립 조사관에게 신장에 대한 의미 있고 제한받지 않는 접근을 제공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유엔에 제출했다.
이들은 또 바첼레트 대표에게 오래 지연된 신장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쿠바 등 다른 69개국은 인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며 바첼레트 대표가 신장 인권보고서를 발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쿠바 등 69개국이 인권 문제의 정치화와 인권을 핑계로 한 내정간섭 반대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장 인권 문제는 유엔에서 대체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15일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의 한 세션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감안할 때 (중국에서) 제한이 있었다. 나는 신장을 방문하는 내내 정부 관리들과 동행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방문 기간 현재 구금된 어떠한 위구르인이나 그들의 가족과 대화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유엔 인권대표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중국 신장 지역을 찾았다.
중국은 이번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을 허용하면서 조사 형식이 아니라 우호적인 방문이어야 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전에는 신장 인권보고서를 발간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첼레트 대표는 2018년부터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의미 있고 제약 없는 접근'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신장 인권보고서의 발표는 계속 지연됐다.
영국 방송 BBC 등은 지난달 신장위구르자치구 경찰이 해킹을 당해 유출한 자료를 대거 입수했다며 중국 정부가 중범죄자 감옥과 같은 강제수용소에 위구르족을 강제 구금, 탄압하고 탈출을 시도하는 수감자는 사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