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마현, 연해주에 자매결연 30주년 기념행사 취소 통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가 악화하자 두 나라 지방 도시 간 교류·협력도 단절될 조짐을 보인다.
16일 러시아 극동 매체 나홋카메디아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도야마현은 연해주 정부에 자매결연 30주년 기념행사를 취소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연해주와 도야마현은 1992년 우호 협정을 맺고 교육, 문화, 스포츠, 관광 등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사업을 펼쳐왔다.
2017년 7월에는 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도야마현의 음식과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문화의 날 행사도 열렸다.
연해주 정부와 도야마현은 올해에도 협정 체결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해 왔었다.
지난 4월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는 자매도시인 러시아 연해주 나홋카시에 자매결연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두 도시는 1982년에 자매결연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쓰루가시의 이번 통보는 일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일본 당국에 러시아와의 모든 관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뒤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국교회복 이래 최악"이라고 평가될 만큼 악화한 상태다.
일본은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수출입 규제, 기업 및 개인 자산 동결 등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양국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주변 해역 어업 문제를 놓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러시아 의회는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2'에 참여하는 일본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일본 지방 정부들의 교류·협력 중단 선언이 양국 관계를 고려한 일시적인 조치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해주 정부 국제협력국 알렉세이 코르모고로프 부국장은 "연해주에는 (다른 나라 도시들과) 20∼30년 동안 지속해온 협력과제들이 있다"며 "그러나 오늘날 국제 정치 상황으로 러시아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태도가 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우리와 협력하는 것에 열려있는 지역들과의 관계는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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