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지냈던 이고르 데니소프(38)가 공개적으로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데니소프는 이날 게시된 한 스포츠 블로거와 인터뷰에서 "전쟁은 재앙이다. 완전한 공포다"라며 전쟁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죽는 것에 반대한다"며 전쟁 초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반대한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모든 것을 멈추기 위해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을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 언론은 자신의 메시지를 기사화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결국 어떻게 될지 이미 예상했기에 더 이상의 자부심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 국민도 전쟁에 일부 책임이 있다며 "우리의 의견을 정부에 잘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거주 중인 데니소프는 전쟁에 대한 비난으로 자신이 위험에 처해 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것(전쟁에 대한 비난)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갈 수도, 죽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나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의회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뜻하는 이른바 '특별 군사작전'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뉴스'를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 최고 15년형에 처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은 데니소프는 2019년 로코모티프 모스크바를 끝으로 은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축구대표팀은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으며, 국내 팀은 유럽 대회 참가가 금지됐다.
가디언은 올해 38살의 데니소프는 공개적으로 전쟁을 비난한 전현직 운동선수 중 최연장자가 됐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테니스 선수 안드레이 루블료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말 두바이 대회 경기 후 TV 중계 카메라에 '제발, 전쟁은 안 돼'(No War, Please)라고 적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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