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다리 시공정보 수집…러 "실제 공격하면 키이우에 폭격"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무기를 지원받는 즉시 1순위로 타격할 대상을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로 지정하고 세부 정보를 취합해 놓았다고 dpa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정보부서는 러시아가 크림대교를 건설했을 당시의 시공 세부사항을 담은 300쪽 가까운 자료를 발간했다. 자료 내용의 진위는 곧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이어주는 18㎞ 길이의 다리다.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으로 러시아가 건설비 수조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림대교의 시공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은 이 다리를 우선 타격 지점으로 삼겠다는 우크라이나군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전날 우크라이나군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 사령관인 드미트로 마르첸코 소장은 필요한 무기를 획득할 경우 크림대교가 "1호 타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잇는 보급로로서 러시아에 전술적·경제적 가치가 큰 크림대교를 미국 등에서 지원받기로 한 첨단 다연장로켓발사기(MLRS) 등 장거리 무기로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런 우크라이나군의 동향을 읽고 강력하게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크림대교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잘 알고 있으며 크림반도의 안전에 필요한 모든 예방 조치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을 받으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크림대교 공격을 거론한 마르첸코의 위협은 서방에게 장거리 무기 지원을 요청하면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아닌 자국 영토로 여기는 만큼 라브로프 장관의 '러시아 영토' 발언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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