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연비 좋은 차 인기…전기차 가격도 평균 6만달러 넘겨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거침없이 물가가 오르고 있는 미국에서 자동차 가격이 10% 이상 치솟으면서 할부 구매시 달마다 내는 할부금이 역대 최고치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급등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초강수를 둬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자동차 가격 상승이 주목된다.
경제매체 CNBC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내 신차 가격이 1년 새 12.6%, 중고차 가격은 16.1% 각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업체인 JD파워와 LMC오토모티브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달 신차 평균 거래가격은 4만4천832달러(약 5천800만원), 중고차는 3만1천450달러(약 4천만원)였다.
신차 할부 구매의 경우 5.1% 금리로 월평균 656달러(약 84만원)를 70.5개월, 중고차는 8.2% 금리로 월평균 546달러(약 70만원)를 70.8개월 동안 내야 한다.
CNBC는 신차 월 할부금 656달러는 사상 최고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할부 이자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봉쇄 조치에 따른 공급망 훼손, 재고 부족 등으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더 비싸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유가가 지속하면서 소비자가 기름을 적게 먹는 자동차를 선호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이전 저유가로 인해 인기가 떨어졌던 소형차, 세단,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쇼핑사이트 켈리 블루 북과 오토트레이더의 데이터에 따르면 연비가 좋은 가솔린 모델에 대한 온라인 검색이 지난 1월 이후 33% 증가했다.
WSJ은 도요타, 혼다, 현대차 등의 세단과 하이브리드차가 주목받으면서 이들 차종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아메리칸 혼다 자동차의 부사장인 마이클 키스메이커는 "이자율이 오르고 유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경제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유가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더 커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전기차도 이제 평균 가격이 6만달러(약 7천7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가격 정보업체 에드먼드닷컴을 인용해 전기차 평균 가격이 지난달 6만984달러(약 7천850만원)로 전체 자동차 평균 가격인 4만6천634달러(약 6천만원)를 훨씬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에드먼드닷컴의 전무인 제시카 콜드웰은 "수개월째 지속되는 유가 쇼크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져 수요가 커졌으나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수요 급증 이외에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배터리 원료 금속 등 원자재 가격 급등도 전기차 가격을 올리는 또 다른 요인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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