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달러 환율 60루블 이하로 이상 강세…"수입 격감 때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통화 루블화의 낮은 환율(가치 강세)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효율적 대응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간주되고 있으나, 지나친 루블화 강세가 러시아 수출업자들에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은 "철강 기업들에 효율적 수출가 책정을 위한 마지노선 환율은 달러당 70루블"이라면서 "환율이 그 이하가 되면 적자"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인 지난 3월 초 달러당 120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화 환율은 최근 60루블 아래로 떨어졌고 이날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는 56루블대로 시세가 형성됐다.
만투로프 장관은 이런 상황에선 철강 기업들이 수출에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수입 증대로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지만, 이는 곧바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철강은 석유·가스와 함께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 철강 업계에선 정부가 세금을 줄이고 루블화 가치를 내리는 조처를 하지 않으면 적자와 생산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루블화의 이상 강세가 고유가로 인한 오일 수출 외화 증대와 대러 제재의 여파인 수입 급감에 따른 외화 수요 축소에서 주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의 수입이 40~45% 줄었다고 전하면서 "서쪽(유럽) 방향의 수입 감소를 동쪽(중국 등 아시아권) 방향의 수입 증대를 통해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같은 날 루블화의 이상 강세에도 아직 정부가 달러 매입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환율에 개입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에 적절한 환율을 달러당 70-80루블대로 보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