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성직자, 성학대 부실대응 논란에 추기경직 자진 반납

입력 2022-06-18 00:07  

'지한파' 성직자, 성학대 부실대응 논란에 추기경직 자진 반납
교황, 벨기에 루카스 반루이 대주교의 임명 철회 요청 수용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달 말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임명된 벨기에 출신 '지한파' 성직자가 과거 교회 내 성 학대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스스로 추기경직을 반납했다.
17일(현지시간)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 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루카스 반루이(한국명 윤선규 루카·80) 대주교로부터 추기경 임명을 철회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반루이 대주교는 지난달 29일 교황이 발표한 신임 추기경 21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추기경 서임식은 오는 8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번 추기경직 자진 반납은 반루이 대주교가 과거 소속 교구 사제의 성 학대 의혹에 부실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벨기에 주교회의는 관련 성명에서 "반루이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이 많은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나, 한편으로는 헨트 교구장(2004∼2020)으로 봉직할 당시 사제의 성 학대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루이 대주교는 추기경 임명이 학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하고자 교황에게 임명 철회를 요청했고 교황이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가톨릭교회 역시 사제의 성 학대 사건과 은폐 의혹 등으로 얼룩진 과거를 가졌다.
벨기에 교회에서는 1950년대 이래 최소 500건 이상의 성 학대 사건이 있었으며 그 피해자 가운데 최소 1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루이 대주교는 한국명을 갖고 있는 데서 보듯 한국과 인연이 깊은 성직자다.
살레시오회 소속인 그는 1964년부터 1984년까지 한국에서 선교사로 일한 인연으로 한국과 한국민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계에서도 그를 지한파 성직자로 칭하며 향후 추기경단에서의 활약에 기대감을 나타냈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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