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저항군 "탈레반 헬기 격추 후 노획…5명 생포"

입력 2022-06-18 14:06  

아프간 저항군 "탈레반 헬기 격추 후 노획…5명 생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통치에 반기를 들고 싸우고 있는 저항군이 탈레반의 헬리콥터를 격추하고 노획했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하아마통신 등 아프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NRF에 따르면 탈레반의 러시아산 헬기 MI-17이 최근 판지시르주 아레주 계곡에서 격추됐다.
NRF는 헬기에 타고 있던 탈레반 대원 5명을 사로잡았고 다른 2명은 무기를 들고 저항해 사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기가 나고 있는 헬기의 영상과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NRF 측은 노획한 헬기의 상태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국방부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지만 한 지방 관리는 dpa통신에 해당 지역에 헬기가 비상 착륙했다고 말했다.
NRF는 작년 9월 판지시르의 주도(州都)가 탈레반에 장악된 후 산과 계곡 등으로 숨어 들어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RF가 교전 등을 통해 탈레반의 헬기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달 초에도 판지시르 전투에서 탈레반 대원 22명을 사살하고 탱크 7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NRF의 존재감이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NRF는 탈레반에 여전히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던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 전 정부 제1부통령 출신 암룰라 살레 등 반탈레반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NRF에 포진하고 있어 무게감이 남다른 조직이기 때문이다.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 내분 등으로 인해 탈레반 체제에 균열이 생길 경우 NRF가 빠르게 세력 확대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NRF가 가진 저항 정신의 뿌리는 과거 탈레반 1차 집권기(1996∼2001년)와 1980년대 소련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입구가 깊고 좁은 협곡으로 된 판지시르의 지형을 이용해 소련과 탈레반에 맞섰다.
아프간전의 발단이 된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엔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판지시르로 들어와 반탈레반 세력 연합인 북부동맹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판지시르는 소련은 물론 20년 전 탈레반에도 한 번도 점령되지 않았다. 북부동맹 등을 규합해 그런 저항을 이끈 아흐마드 샤 마수드에게는 '판지시르의 사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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