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의 한류 단속에도 방탄소년단(BTS) 새 앨범에 대한 현지 팬들의 구매 열기가 뜨겁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전했다.
BTS의 멤버 뷔의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팬클럽 '뷔 바'는 BTS의 새 앨범 '프루프'가 발매된 지난 10일 당일에만 해당 앨범을 17만 장 이상 구매했다. 총 349만달러(약 45억원)어치다.
'뷔 바' 팬들은 일심단결해 앨범 공동 구매 영수증을 게시하며 '구매 인증'을 했다.
이는 앞서 이 팬클럽이 2019년 진행한 BTS 앨범 공동 구매 규모(175만달러)보다 두 배 많다. 또한 중국에서 구매한 '프루프' 앨범 전체 규모의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뷔 바'는 웨이보에 178만6천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한국 한터차트에 따르면 '프루프'는 발매 첫 일주일간 총 275만 장이 팔려나갔다.
가수 팬들이 앨범 발매 첫날 구매에 화력을 모으는 것은 첫날 판매량이 스타의 인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중국 창춘에 사는 대학생 스텔라(21) 씨는 SCMP에 "중국 정부가 단속한다고 여기 한류 팬들이 열정을 잃지 않았다"며 "오히려 최근 더 많은 사람이 한류에 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웨이보를 통해 BTS 앨범을 한국으로부터 공동 구매하는 데 네 차례 참여했다는 그는 "중국 정부가 K팝 그룹의 TV 출연을 금지해도 모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K팝 스타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SCMP는 "'뷔 바'의 역대 최대 규모 앨범 구매를 비롯한 K팝 앨범의 중국 수출 증가는 2016년 중국 정부가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류와 그 팬덤을 단속해 온 흐름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BTS 멤버 지민의 팬클럽이 불법 크라우드펀딩을 했다고 적발하면서 지난해 9월 웨이보에서 22개의 K팝 팬클럽 계정을 일정 기간 정지시켰다.
지난 15일 전 세계 팬들을 충격에 빠트린 BTS의 활동 중단 소식도 중국 본토 언론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대부분 단신으로 전했고 웨이보의 인기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지 않았다. 세계 여러 다른 지역의 풍경과 사뭇 달랐다.
그러나 베이징의 BTS 팬 릴리(24) 씨는 "정부의 단속은 중국 K팝 팬들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뷔 바'를 통해 '프루프'를 7장 주문했다고 밝혔다.
릴리 씨는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한류 소식을 꾸준히 접하고 있으며, 유튜브 등 중국에서 금지된 사이트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접속한다고 설명했다.
선전의 자산 회사에 다니는 리코(26) 씨는 2019년부터 슈퍼주니어, 마마무 등 K팝 스타의 앨범 공동 구매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그는 "한류에 대한 정부의 단속은 주로 한국 스타들이 TV에 출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인터넷은 팬들 간 소통의 좋은 매개체이기 때문에 한국으로부터 앨범을 공동 직구하는 것 같은 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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