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만 1만5천명 관측…아프간전 9년 피해와 맞먹어
대대적 징집 가능한 선전포고 대신 임시방편책 총망라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개전 이래 상당한 병력 손실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화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충원에 고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의 전사자 규모는 1만 명에서 1만5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부상자 규모를 더하면 사상자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피해는 대부분 전쟁 초반에 집중됐다.
사실 러시아는 전쟁 초반까지만 해도 평시 전력만으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수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는 '성과'가 있었던 반면 초기 수도 키이우 진격에 실패하면서 병력 손실이 막대했다고 WSJ은 짚었다.
일각에서는 1979년 발발해 9년간 이어진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피해 규모와 맞먹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러시아로서도 병력 충원이 중대한 과제가 된 셈이다.
WSJ는 공식 선전포고를 할 경우 자국에서 대대적인 징집 명령이 가능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런 조치 대신 병력 감소분을 충원하기 위해 다양한 임시방편책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한 조처로 해석된다.
러시아 군 당국이 수개월 단위의 단기 복무가 가능한 계약직 군인 모집을 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단기 복무는 최소 3개월 단위로도 가능하며, 단기 복무자들의 봉급도 월 4천 달러(약 520만원)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는 러시아 평균임금의 4배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 의회는 단기 복무 계약직에 지원할 수 있는 대상자의 연령제한도 없애 40대 이상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련 시절 참전 경험이 있는 예비역들에게도 군문을 다시 연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고육책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효과적일 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필립스 오브라이언 교수는 "러시아가 전쟁 선전포고 없이 필요한 병력을 구성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잭 와틀링 선임 연구원도 "단기복무 계약 형태로 병력을 운용하는 건 부대 결속력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