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으로 국가 전체 연료가 바닥 난 스리랑카에서 '주유소 폭동'이 벌어지자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발포했다.
19일 뉴스퍼스트,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쪽으로 365㎞ 떨어진 도시 비쥬바마두의 주유소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장시간 주유소에 줄 선 시민들은 "기름이 떨어졌다"는 발표에 흥분, 주유소를 지키기 위해 배치된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며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군 관계자는 "20∼30명의 시민이 돌을 던지고, 군 트럭과 기물을 파손해 현장 진압을 위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군 측 발포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충돌이 격화되면서 시민 4명과 군인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2019년 부활절 테러,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관광사업부터 경제가 붕괴해 지난 4월 '일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상태다.
스리랑카는 석탄·석유 등 연료를 수입할 달러가 바닥난 뒤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없어 순환 정전을 실시 중이며 주유소마다 기름을 사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정부는 주유소에서 연쇄 폭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무장 군경을 각 주유소에 배치했다.
4월에는 중부 람부카나에서 휘발유·경유 배급 문제로 충돌이 벌어져 한 운전자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정부는 연료·전력난이 심화하자 20일부터 2주 동안 관공서 문을 닫고 공무원들에게 재택근무를 명령하는 한편 같은 기간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칸차나 웨제케라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음 원유 수입 물량은 23일에나 도착할 것"이라며 "필수서비스 종사자에게 연료를 우선 할당할 것이니 불필요한 이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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