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에르난데스 양자 대결…여론조사마다 예측 엇갈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대선 결선 투표가 1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날 결선에선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구스타보 페트로(62)와 '반(反)부패 통치자 리그'의 로돌포 에르난데스(77)가 맞붙는다.
지난달 29일 1차 투표에선 페트로가 40%, 에르난데스가 28%가량을 득표하며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페트로는 수도 보고타 시장(2012∼2015년)을 지낸 현직 상원의원이다.
18살 때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 몸담아 몇 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10년 첫 도전에선 9%를 얻어 4위에 그쳤고, 직전 2018년 대선에선 결선까지 올랐다. 결선에선 이반 두케 현 대통령에 12%포인트 차이로 졌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에서 페트로는 연금 개혁, 석탄·석유산업 축소, 부자 증세 등을 약속하며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파고들고 있다.
페트로가 당선되면 콜롬비아에선 역사상 첫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에 이어 콜롬비아까지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 줄줄이 좌파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오는 10월 예정된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가 강세라 중남미 주요 6개국에 처음으로 모두 좌파 대통령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에 맞서는 에르난데스는 부패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백만장자 건설기업인 출신이다. 2016∼2019년 북부 산탄데르주 부카라망가의 시장을 지냈다.
시장 시절 상대 정치인의 뺨을 때리는 영상이 공개되고, "위대한 독일 사상가 아돌프 히틀러"를 추종한다고 말했다가 후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말하려던 것이라고 사과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이 같은 스캔들을 제외하곤 대체로 무명이었으나 이번 대선전에서 젊은 층이 즐겨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선거 전략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1차 투표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기득권을 자처한 우파 포퓰리스트 성향의 기업인 출신이고, 언행에 거침이 없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도 자주 비교된다.
두 후보 중 누가 결선 승자가 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1위 자리를 주고받았는데, 격차도 오차범위 이내인 경우가 많았다.
근소한 표 차로 승패가 엇갈릴 경우 대선 이후에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페트로와 에르난데스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프란시아 마르케스와 마렐렌 카스티요는 콜롬비아 역대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타이틀을 놓고 다투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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