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때도 발표 시점 한 차례 연기
산업부 "한전 자구 노력·요금 인상폭 등 다각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이 전격 연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한국전력[015760]에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이날 중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해 한전에 통보하고, 한전은 하루 뒤인 21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자구 노력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되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만약 인상해야 한다면 인상 폭을 어떻게 할지 다각도로 보고 있고, 이번 주는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전 측도 "산업부로부터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과 관련해 현재 관계 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이며 추후 그 결과를 회신받은 뒤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확정하도록 하는 의견을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안 결정시에도 인상과 동결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당초 예고됐던 21일을 넘겨 29일에서야 동결 방침을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요금이 조정된다.
한전은 앞서 지난 16일 산업부와 기재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 등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한전이 제출한 조정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33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전이 연료비 요인에 따른 적자를 면하려면 3분기 조정단가를 33원은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한전이 앞서 산정해 제출한 지난 1분기 조정단가는 29.1원, 2분기는 33.8원이었지만 모두 동결됐다.
다만 한전 관계자는 1분기 조정단가에 대해 "처음에 29.1원으로 산정했다가 이후 올해 4월부터 적용된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고려해 다시 산정해 제출했는데 최종적으로 제출된 조정단가는 14.8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다.
한전이 산정한 2·3분기 조정단가의 경우 인상 상한폭의 10배가 넘는 수준인 셈이다.
한전은 앞서 출자 지분 및 부동산 매각과 해외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6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막대한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사상 최대인 7조7천869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산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전기·가스요금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며 사실상 제한적인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시사해 3분기에는 조정단가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가스요금과 동시에 오른다.
내달부터 민수용(주택용·일반용) 가스요금의 원료비 정산단가는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0원으로 기존보다 0.67원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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