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의회 해산안 제출해 표결…해산 결정시 라피드 외무장관이 임시총리
연정 소속 의원들 잇단 이탈…"과반 미달 의석으로 집권유지 어렵다 판단"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의 집권 연정이 출범 1년여 만에 자발적으로 연정 해체를 추진한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정을 이끌어온 양대 축인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외무부 장관은 다음 주 크네세트(의회) 해산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의회 해산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6월 13일에 출범한 제36대 이스라엘 정부는 자동 해체되고, 조기 총선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라피드 외무장관이 임시 총리를 맡는다는 것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행사도 라피드 임시 총리 체제로 진행된다.
이스라엘은 극심한 정치적 분열 속에 최근 3년여간 무려 4차례나 총선을 치렀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정당 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다.
2020년 3월 총선 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현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청백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다.
그러나 두 연정 파트너는 사사건건 갈등했고, 결국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 속에 연정은 출범 7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 집권 연정에 반대하는 8개 군소 정당들이 현 '무지개 연정'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념적 지향점이 다른 참여 정당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턱걸이 과반'(120석 중 61석) 의석으로 출범한 집권 연정에 본격적인 위기가 닥치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다. 베네트 총리의 소속 정당인 야미나의 이디트 실만 의원이 연정 지지를 철회하면서 과반 의석을 잃었다.
지난달에는 좌파 정당인 메레츠의 가이다 리나위 조아비 의원도 지지 철회 대열에 합류하면서 연정 의석수가 59석으로 줄었다.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기간 유대인의 성지 알아크사 사원 경내 진입 허용과 알자지라 기자 장례식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 행사 등이 이유였다.
또 아랍계 정당인 라암의 마젠 가나임 의원이 최근 이른바 '요르단강 서안 법안' 처리 과정에서 반대표를 던졌고, 이후엔 야미나 소속 니르 오르바흐 의원이 아랍계 및 우파 정당 의원들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연정 이탈을 선언했다.
특히 오르바흐 의원이 의회 해산을 원하는 야당 쪽에 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연정 수뇌부가 과반에 미달하는 의석으로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분석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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