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엔 반대…EU·핵에너지 등 주요 사안 이견 많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프랑스 총선에서 제1 야당으로 도약한 좌파연합 '뉘프'가 분열의 길을 피해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장뤼크 멜랑숑(70)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뉘프'는 전날 총선 결선에서 131석을 얻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연합 '앙상블'(245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뉘프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녹색당(EELV), 프랑스공산당(PCF), 사회당(PS) 등으로 구성됐다. 지리멸렬한 행보를 보이던 좌파 정당들은 25년 만에 손을 잡고 총선에서 성과를 냈다.
멜랑숑 대표는 두 달 전 대선에 출마해서 3위로 낙선했지만, 예상보다 크게 득표한 데 이어 이번엔 좌파연합을 주도하며 두 번째 돌풍을 일으켰다.
대선 직후만 해도 마크롱의 중도 여권이 안정적으로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좌파연합의 부상으로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멜랑숑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20일 한 걸음 나아가 '뉘프' 내 4개 정당의 통합을 제안했다. 단독 야당으로 확실히 자리 잡자는 것이다.
현재 '뉘프'가 여러 당의 연합인 데 비해 극우 성향 국민연합(NR)은 제3당이지만 단일 정당이다.
그러나 '뉘프' 내 정당들은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회당 측에선 "좌파는 (단수가 아닌) 복수이며, 의회의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말했고 녹색당과 공산당도 반대했다.
게다가 앞으로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지금의 연합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반(反) 마크롱'으로 뭉치긴 했지만, 정당별로 유럽연합(EU)이나 핵에너지 등 굵직한 사안에서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독일 마샬 펀드의 연구원 마틴 쿠언세즈는 AFP에 "녹색당과 사회당에는 마크롱과 협업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뉘프'의 한 지지단체는 7월 5일 정부 불신임 투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사회당은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를 내보내는 계획은 좌파연합의 공통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으론 의회에서 89석을 차지한 국민연합 견제 필요성 때문에 좌파연합 자체가 깨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좌파연합은 내부 갈등을 조율하고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조정 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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