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타이완' 대신 '타이베이, 차이나' 사용 권유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이탈리아 한 대학의 중국인 교수가 대만인 유학생이 제출한 논문의 출생지 표기를 '타이베이, 타이완(Taipei, Taiwan)' 대신 '타이베이, 차이나(Taipei, China)'로 바꿀 것을 권유했다가 대학 측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21일 이탈리아 일간 일지오날레를 인용해 이탈리아 밀라노공대의 한 중국인 교수가 대만인 유학생을 출생지 표기 문제로 괴롭혔다는 이유로 대학 측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타이완뉴스와 일지오날레의 보도에 따르면 밀라노공대 건축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인 중국인 천 모씨는 온라인 강의 도중 대만인 유학생 왕 모씨에게 대만(Taiwan)이 중국의 일부라고 지적하는 내용이 포함된 동영상을 지난 3월 25일 텔레그램에 게시했다.
천 교수는 온라인 강의에서 대만인 유학생 왕 모 씨에게 대만을 국가로 지칭할 법적인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에 문제의 동영상이 게시된 뒤 논란이 일자 밀라노공대는 천 교수의 행동이 대학의 윤리·행동 규정을 위배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대학 측은 지난 17일 천 교수의 행동에 대해 "부적절하며 대학의 윤리·행동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물론, 천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대만을 국가로 지칭할 법적 권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왕 모 씨의 논문에 적시된 출생지 표기를 바꾸라고 괴롭힌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은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천 교수에게 어떤 징계를 내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지오날레의 보도에 따르면 천 교수가 게시한 문제의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자 이탈리아 정계 인사들과 대만 정부 측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탈리아·대만 우호협회 회장인 루시아 말란 상원의원은 정부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또 밀라노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지아니 베르네띠 전 외교부 부장관도 천 교수에 대한 정직 처분을 내리하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주이탈리아 대만 대표처도 지난 3월 말 밀라노공대 총장과 건축대학 학장에게 서신을 보내 진상 조사와 함께 대만 유학생 왕 모씨의 권익 보호를 요청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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