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 조사 끝에 이스라엘군 책임으로 자체 결론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달 숨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소속 여기자가 이스라엘군의 사격에 피살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한 달여에 걸친 자체 조사 결과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를 숨지게 한 총알은 이스라엘군 호송차량이 있던 장소에서 발사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아부 아클레 기자는 지난달 11일 오전 팔레스타인 서안 북부 도시 제닌에서 머리에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을 취재하는 전문 기자로 25년간 알자지라에서 일했다.
아부 아클레 기자는 당시 다른 기자들과 함께 이스라엘군의 테러범 수색 과정을 취재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현장 목격자 등은 그가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스라엘군이 실수로 쐈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군인들을 겨냥해 쏜 총탄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과 기자, 보안 카메라에서 입수한 현장 영상과 목격자 7명의 인터뷰, 이스라엘군의 진술, 전문가들의 음향 분석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NYT 기자들이 4차례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몬태나주립대의 총기 음향 전문가인 로버트 C. 마헤르, 미 연방수사국(FBI)의 음향 컨설턴트였던 스티븐 벡의 분석이 결정적이었다.
둘은 총알이 총신을 빠져나가는 소리와 카메라 마이크를 통과한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했다.
마헤르는 최소 291m, 최대 340m 떨어진 곳에서 총알이 발사됐다고 결론지었고, 벡은 발사 지점이 274∼315m 거라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NYT는 보안 카메라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전문가들이 계산한 해당 범위에는 이스라엘군 호송 차량이 정차해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근방에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있긴 했지만, 아부 아클레 기자에게 사격하기에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거나 시야가 확보된 경우에는 약 531m나 떨어진 곳에 있어 전문가들이 추정한 범위를 훌쩍 넘겼다고 부연했다.
NYT에 앞서 탐사전문 매체 밸링캣과 AP통신, CNN, 워싱턴포스트도 아부 아클레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사격에 피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결론 내렸다.
NYT는 이스라엘군 정예 요원이 쐈을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지만 조준 사격 여부에 대해서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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