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업 대출, 생산성 낮은 부동산·숙박음식에 집중"

입력 2022-06-22 11:00   수정 2022-06-22 11:11

한은 "기업 대출, 생산성 낮은 부동산·숙박음식에 집중"
"대출로 이들 업종 생산성 개선도 없어…대출 배분 효율성 높여야"
"과도한 한계기업 대출 유입 막기 위해 코로나 금융지원 단계적 정상화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국내 기업대출(기업신용)이 부동산, 숙박 음식 등 생산성 낮은 산업에 집중되고 있어 효율적 대출 자원 배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최근 부동산업과 숙박음식업 등 자본생산성이 낮은 대출 집중도는 크게 상승하고 제조업 내 주요 산업의 경우 대체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별 대출집중도와 자본생산성 간의 상관관계는 2010년 -0.74에서 2016년 -0.86, 2021년에는 -1.11로 추산됐다. 음(-)의 숫자가 커질수록 생산성 낮은 산업의 대출집중도가 높다는 뜻이다.
자본 생산성이 낮은 수준에 머문 부동산업과 숙박·음식업의 대출집중도는 각각 2.6, 2.4 수준을 기록해, 음식료품, 석유화학, 기계장비, 도소매와 같은 다른 업종들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저생산성 및 저수익성 기업이 고생산성 고수익성 기업보다 각각 3배, 1.6배 수준의 대출을 보유하는 등 기업 대출 배분의 효율성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런 업종의 경우 대출을 받아도 생산성이 높아진 것은 아니었다.
한은은 "패널회귀모형을 통해 대출 증가와 생산성 향상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업과 숙박음식업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상관관계가 낮거나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산성이 높거나 부실 위험이 낮은 기업일수록 대출이 늘었을 때 생산성이나 수익성 등 건전성 개선 효과가 더 뚜렷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기업 대출이 특정 부문에 과하게 유입되는 것을 완화하고, 한정된 자원이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기업 대출이 한계기업들에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지속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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