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메이친-칸터 프리덤 워싱턴서 만나 인권·전체주의 문제 논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샤오메이친(蕭美琴) 미국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가 에네스 칸터 프리덤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와 만나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은 22일 샤오 대표가 전날 미국의 수도 워싱턴 '트윈 오크스' 저택에서 칸터 프리덤을 만나 전체주의와 인권문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트윈 오크스 저택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한 1979년까지 미국 주재 대만 대사가 머물던 곳이며, 현재는 대만 대표부 대표의 리셉션 장소로 사용된다.
칸터 프리덤은 중국과 홍콩의 인권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대만을 옹호해온 NBA 선수 출신의 '반(反)중국, 친(親)대만' 성향의 정치활동가이자 인권운동가다.
샤오 대표와 칸터 프리덤은 트윈 오크스에서 쇠고기 국수와 버블 티 등을 함께 하면서 전체주의와 인권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을 방문 중인 대만 집권 민진당의 훙순한(洪申翰) 입법위원(국회의원)과 무소속의 프레디 림 입법위원도 배석했다.
칸타 프리덤은 샤오 대표와의 회동에서 오는 11월 6일간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만 방문 기간 타이베이에서 '오슬로 프리덤 포럼' 주최 행사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 주재 대만대표부의 샤오 대표가 반중국 성향의 정치 활동가를 만난 것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정치,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입법위원, 국가안보위원회(NSC) 고문 등을 지낸 거물급 인사인 샤오 대표는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의 단교 이후 주미 대만대표부 대표가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42년 만이었다.
칸터 프리덤은 '대만 국기'가 새겨진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고 다닐 정도로 확고한 대만 지지자다.
그는 "대만을 지지한다" "대만은 대만인에 속한다"면서 지속해서 대만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칸터 프리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고 홍콩과 대만의 정치적 자유를 지지해 왔다.
터키 태생의 칸터 프리덤은 지난해 11월 미국 시민권자가 되면서 '에네스 칸터'에서 '에네스 칸터 프리덤'으로 개명했다.
칸터 프리덤은 지난 2월에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서명에 참여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들에 의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칸터 프리덤은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소속팀에서 밀려났다. 보스턴 셀틱스에서 뛰던 그는 올해 2월 휴스턴 로케츠로 트레이드된 뒤 나흘 만에 방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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