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가구도 3년만에 증가…30대 이하·60대 유입 눈에 띄어
귀농인 최다 지역은 경북 의성군…귀어인은 충남 태안군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작년에 귀농·귀촌한 가구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귀어 가구 역시 3년 만에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 도시주택 가격 상승, 농어촌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통계청은 2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귀농어·귀촌인 통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귀농·귀촌 가구 38만명…청년농·베이비붐 세대 유입
작년에 귀농·귀촌한 가구는 37만7천744곳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이는 귀농·귀촌 통계 집계 이래 최다치다.
전 연령대에서 귀농·귀촌 가구가 증가했는데 30대 이하와 60대 가구가 전년보다 각각 5.0%, 16.4%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30대 이하 청년농의 증가는 농촌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영농정착 지원사업 등 정책의 결과라고 농식품부는 진단했다.
60대의 귀농 증가는 도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귀농·귀촌 인구는 51만5천434명으로 4.2% 늘었으며,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했다.
귀농인의 평균연령은 55.8세로 성비는 남자 67.2%, 여성 32.8%로 나타났다.
귀촌인의 평균연령은 42.8세이며 성비는 남성 53.4%, 여성 46.6%로 조사됐다.
귀농인 중 전업자 비중은 67.9%, 겸업자는 32.1%로 2019년 이후 3년째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귀농 인구가 많은 시·군은 경북 의성군(229명), 전남 고흥군(224명), 경북 상주시(212명), 경북 영천시(182명), 경기 양평군·전남 무안군·경북 김천시(각 173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대체로 귀농과 관련한 해당 지자체의 정책 지원이 활발하고 농지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낮아 영농 기반을 마련하기에 용이한 것으로 평가됐다.
귀촌 사유로는 직업(34.3%), 주택(27.1%), 가족(22.2%), 자연환경(4.9%)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귀촌한다는 비율이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주택'이 귀촌 동기라는 응답률이 높았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을 보완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농촌생활을 사전에 경험할 수 있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과 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농업 일자리 탐색형 교육' 규모를 확대한다.
또 영농정착지원금을 받는 청년 귀농인 규모를 작년 1천800명에서 올해 2천명으로 늘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청년농의 준비·창업·성장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제1차 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현출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이 체계적으로 준비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귀어 가구 1천135곳, 26.5%↑…3년 만에 증가
작년 귀어 가구는 1천135곳으로 전년보다 26.5% 증가했다. 귀어 가구가 늘어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귀어인은 1천216명으로 25.7%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2.7세이며 성비는 남성 63.6%, 여성 36.4%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비중은 30대 이하와 60대가 커졌고 나머지 연령대는 작아졌다.
어업에만 종사하는 전업 귀어인 비중은 62.3%, 다른 직업 활동을 함께 하는 겸업자는 37.7%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해수면 어로어업 종사자가 93.6%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해수면 양식업(4.2%), 내수면어업(1.3%), 내수면양식업(0.9%) 등의 순이었다.
특히 50∼60대 귀어인들은 맨손어업에, 40대 이하는 연안어업과 양식어업에 주로 종사하는 경향이 있었다.
해수부는 "50∼60대 귀어인은 단순한 업종을 통해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추구하고 40대 이하는 기대소득이 높은 업종을 선정해 생계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귀어인이 많은 지역은 충남 태안군(186명), 전남 신안군(121명), 충남 보령시(106명), 인천 옹진군(89명), 전북 부안군(62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작년 귀어 인구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전원생활 수요 증가, 수도권 주거비 상승 등 외부적 요인과 정부의 지원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됐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귀어를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창업·주택구매 비용, 정착금, 어선 임대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해 어촌지역 인구 유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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