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외무부가 22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의 러시아 침공일인 '기억과 추모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독일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독일 정부가 최근들어 대조국전쟁(2차 대전 당시 러시아의 대독전) 이후 러시아와 독일 간의 역사적 화해 과정을 위협하는 행동들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 정부는 말과 행동으로 수십 년 동안 러시아와 독일이 양국 국민 간의 전후 적대감, 반목, 불신 등을 극복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혐오주의 히스테리는 독일 정부가 러시아에 대해 매일매일 쏟아내는 공개적 비판으로 가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지난 2월 27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선포한 독일 국방·대외정책에서 '시대 교체'는 독일의 강화된 재무장화를 규정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작전 틀 내에서 러시아 서부 접경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독일군 전력의 지속적 증강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적전에서 포착된 독일 무기와 군사장비 등의 뉴스 영상은 몹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러시아인과 독일 간의 골 깊은 분리의 단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독일 관계는 독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규탄하면서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함으로써 크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는 가스관 수리 지연을 이유로 발트해 관통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대폭 축소해 독일 내 에너지 위기 우려를 키웠다.
나치 독일은 1941년 6월 22일 새벽 독소불가침 조약을 깨고 러시아를 전격 침공해 1945년 5월 항복할 때까지 피의 전쟁을 벌였다.
러시아는 스스로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는 대독전에서 2천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옆 알렉산드로프 공원에 있는 2차대전 전몰자 추모 시설인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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