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브릭스판 스위프트 제안…시진핑 "달러화 지위 이용 제재는 재앙"

입력 2022-06-23 12:01  

푸틴, 브릭스판 스위프트 제안…시진핑 "달러화 지위 이용 제재는 재앙"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 간 국제결제시스템 마련을 제안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됐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가 스위프트 결제망을 대체할 국제결제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또 자국 금융기관들이 중국의 독자적 국제 위안화 결제 시스템인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22일 열린 브릭스 국가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러시아는 브릭스 회원국들과 함께 국제결제망 대안 메커니즘, '러시아 금융 메시징'(Russian Financial Messaging)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은 브릭스 국가의 은행들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의 자체 결제 시스템인 '미르'(MIR)는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는 브릭스 통화 바스켓을 기반으로 한 국제 준비 통화를 창출하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스는 23일 화상으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국제 결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 위상을 줄이는 것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달러 무기화'에 맞서 국가 간 통화결제 확대에 대한 브릭스 회원국 특히 러시아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분석가들은 최근 미국이 제재나 조건부 대출을 통해 달러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는 횟수가 늘면서 각국이 상업적 거래와 외환보유액 구성에서 다른 통화를 찾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도 역시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동참 압력을 뿌리치기 위해 러시아와의 원유 무역에서 위안화를 기준통화로 하는 인·러 결제 메커니즘을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수석은 글로벌타임스에 "브릭스 회원국과 다른 이해 당사국들은 독자적인 국제결제시스템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중국 화폐에 기초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화폐를 사용할 것인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주재하는 올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열린 논의를 하기를 바란다"며 "가장 큰 문제는 돈과 정보의 이동이고, 우리는 국가 화폐의 광범위한 사용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금융 시스템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국제 금융·화폐 시스템의 주도적 지위를 이용하는 자의적 제재는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에 재앙을 초래한다"며 미국의 금융제재를 비판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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