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산업부 주최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 공개토론회'서 주장
"원전과 재생에너지 경중 따질 수 없어…재생에너지 비중 줄이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전문가들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탈탄소 발전 수단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관해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 공개토론회'에서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중 어느 것이 옳으냐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현실적인 요건을 고려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소 등 모든 탈탄소 정책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연구위원은 "NDC 이행의 핵심 수단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철강업종의 전기로 교체 등 '전기화'이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지난해 NDC 시나리오 전망치보다 전력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 NDC는 2030년까지 2018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심 연구위원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소, 탄소 포집·저장 사업(CCS) 활용 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에너지믹스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001200] 수석연구위원도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경중을 따질 수 있는 에너지원이 아니다"라며 "원전 발전 비중을 늘린다 하더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원전 우대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비중 하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전 비중은 30% 이상으로 확대되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태병 SK E&S Renewables 부문장도 "방법을 가리지 않고 되도록이면 많은 무탄소 옵션을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지금과 같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로는 2030 NDC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2030 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총 발전량의 54%를 커버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가 8년 뒤인 2030년까지 20%가 넘는 발전량 비중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태양광 발전 설비 확충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풍력의 경우 실질적으로 실패했다"며 "인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태양광은 4∼5년, 풍력은 6년 가량인데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산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정부가 에너지믹스를 굉장히 쉽게 바꿀 수 있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극에서 극으로 변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정치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전환정책과장은 '한전 민영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력이나 한전 민영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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