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라이시 대통령·외무 장관과 회담…"이란 핵합의 복원 지지"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회담하고 서방 제재 무력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영 IRNA·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서방의 제재 효과를 무력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서방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 공동 계획을 세웠다"며 "이를 위해 양국은 에너지와 식량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과 관련해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미국의 태도 때문에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란은 우리의 입장을 양보하지 않고 JCPOA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이란 핵합의에서 빠지거나 더해지는 것 없이 2015년 체결된 JCPOA 그 자체로 복원되기를 원한다"면서 "이란 핵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서방의 제재는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외교적 노력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란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란과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진하는 중동 지역 대이란 '방공 연합'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이란 방공망 구축은 핵합의를 복원하려는 노력에 배치되는 행동이며, 이는 중동 지역에 분열과 대결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4월 시작된 핵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 3월 거의 마무리됐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막판 난제 때문에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란과 미국은 혁명수비대의 외국 테러조직(FTO) 지정 철회와 '제재 부활 방지 보증' 등 사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날 테헤란에 도착한 라브로프 장관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도 회담하고 서방의 제재에 맞서기 위한 에너지·무역 분야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오늘날 세계 모든 국가는 미국과 그의 위성 국가들의 이기적인 조치들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며 "서방의 변덕에 영향받지 않는 독자적인 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과 조화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와 일방주의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답했다.
이란은 '공통의 적'을 둔 러시아, 중국과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초 이란, 러시아, 중국 해군은 인도양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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