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1세대 인권변호사 장쓰즈가 24일 베이징에서 별세했다고 홍콩 명보 등이 25일 전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비서였던 바오퉁,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지도자였던 웨이징성 등 많은 정치사범에 대한 변론을 맡았다.
1927년 허난성에서 태어난 그는 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탄생한 판사 중 한 명이자 1세대 변호사였다.
1950년대 반우파 운동이 전개됐을 때 그는 베이징 법조계의 우파로 분류돼 15년간 '노동개조'를 겪기도 했다.
노동개조는 중국 당국이 사법적 절차 없이 사람들을 강제로 수용, 노동과 교육을 통해 개조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된 형벌제도다.
고인은 특히 다른 변호사들이 모두 거절했던 '린뱌오·장칭 반혁명집단 사건'의 변호를 맡아 피고 5명에 대한 감형을 이끌면서 명성을 얻었다.
해당 사건에서 그가 보여준 용기로 이후 그가 폭넓은 존경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린뱌오·장칭 반혁명집단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반란으로 규정한 대표적인 사건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에서 "린뱌오(林彪·1907∼1971), 장칭(江靑·1914∼1991) 두 반혁명 집단이 마오쩌둥 동지의 착오를 이용해 국가와 백성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죄악된 활동을 해 10년 내란을 빚어내고, 당과 국가, 인민이 신중국 성립 이래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겪게 했다. 교훈은 극도로 비통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시의 한 법률사무소는 홈페이지에 올린 장 변호사의 부고에서 "중국 변호사계의 양심과 영광을 상징하는 신중국 1세대 변호사인 고인은 국가 발전의 특별한 시기에 비범한 삶의 길을 걸었고 후대에 심오한 가르침과 영감을 주었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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