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 최연소 헤드라이너…젤렌스키·툰베리 등 연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3년 만에 개최된 영국의 세계 최대 음악축제에서 80세 폴 매카트니는 약 3시간 동안 열정적이고 화려한 공연으로 관객들을 흥분시켰습니다.
비틀스 전 멤버 매카트니는 글래스턴베리 음악축제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저녁 메인 무대에 올라 58년 전 비틀스 히트곡부터 시작해서 36곡을 들려줬습니다.
사망한 전 멤버 존 레넌과의 가상 듀엣 공연, 미국 록 밴드 푸 파이터스 보컬 데이브 그롤 및 브루스 스프링스턴과 합주 등의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관객들은 지난주 생일을 맞은 매카트니에게 깜짝 생일 축하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영국 언론 매체들은 노 가수의 공연에 일제히 호평을 쏟아냈습니다.
BBC는 관객 규모가 2014년 '컨트리 음악의 여왕' 돌리 파튼 이후 최대였으며, 앞자리를 차지하려면 12시간 전부터 기다려야 했다고 26일 전했습니다.
매카트니는 글래스턴베리 최고령 헤드라이너(간판급 출연자) 기록을 세웠고 앞서 빌리 아일리시(20)는 최연소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밖에 출연진 중엔 '래퍼들의 래퍼'로 꼽히는 켄드릭 라마, 전설적인 원로 여가수 다이애나 로스, 레드 제플린의 보컬 로버트 플랜트, 팝음악의 떠오르는 별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도 있습니다.
글래스턴베리에선 음악과 함께 정치적인 메시지도 전달됩니다.
매카트니는 공연 마지막에 우크라이나, 영국 국기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첫날 화상으로 연설을 했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깜짝 등장했습니다.
빌리 아일리시는 미국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관해 "미국 여성들에게 어두운 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글래스턴베리는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열리지 않았으며 올해도 전국 철도노조 파업이란 변수가 있었습니다.
약 20만명에 달하는 관객들은 더위와 텐트에서 자야 하고 씻거나 화장실에 가기도 불편한 환경에서도 모처럼 재개된 음악축제를 즐겼습니다. 수많은 깃발 중엔 태극기도 있었습니다
BBC는 행사를 중계하며 보행 보조기를 사용하는 82세 여성, 시각장애인 관객들의 사연을 전하거나 행사장 내 거대한 쓰레기 분리수거 시설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글래스턴베리는 1970년 잉글랜드 남서부 워디 팜(Worthy Farm)의 농장주 마이클 이비스가 조직했으며, 5일간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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